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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Coffee Break

20201224목 ♥ 음악하는사람이렇게산다 - 메리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by Gomuband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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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전파사에서 틀어주는 캐럴이 흘렀고

동네 빵집에는 케이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어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챙겼고,

없는 사람들은 케이크 대신

동네 생과자 집에서 생강과자, 김 센베

잘 깨물어지지도 않는 강정, 설탕 뿌린 분홍 웨하스

이런 걸 누런 종이봉투에 담아 가곤 했지요.

 

동네 꼬마들은 종일 크리스마스 선물 이야기를 했고

어른들은 명화극장에서 틀어 주는 영화를 보며 밤참 드시고

젊은이들은 고고장에 모여 예수님 생일을 축하했어요.

 

항상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겨울방학을 했기에

학교에서는 방학 며칠 전부터 손으로 그린 카드,  문방구에서 파는 카드에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사연을 주고받느라 바빴지요.

멀리 계신 분께 카드와 연하장을 보내는 게 그 시절 풍습이었고

우체국 직원들은 넘치는 우편물로 홍역을 치르곤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저는 교회(주일학교) 세 곳에 열심히 다녔기에

이번 성탄절에 어느 교회에서 어떤 선물을 준비했는지 알아내려고

목사님 딸에게 슬쩍 묻기도 하면서 정보를 캐내곤 했죠.

 

24일 저녁에 교회에 모여 성탄 예배를 드리고

밤 11쯤 다시 모여 동네를 돌며 새벽송을 불렀죠.

주무시다 일어나서 과자를 선물로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교회서 배운 캐럴은 모르는 아이들이 없었고

웬만한 어른들도 다 따라 하셨는데,

조선 땅에 언제부터 캐럴이 흘렀는지 참 궁금하네요.

 

1970년대 서민들이 사는 동네의 겨울 풍경은 거의 비슷했어요.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신문 파는 부스가 있었고

동네 가겟집 앞 호빵 찌는 기계에서는 수증기가 올랐고

동네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붕어빵 구우시던 아주머니와 호떡 파는 아저씨

군고구마 아저씨, 연탄불에 군밤 굽던 아저씨

귤, 사과 파시던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전깃불 대신 카바이트 등을 희미하게 켜고 계셨는데...

 

으슥한 담벼락 밑에는 포장마차가 있었지요.

꼼장어 굽는 냄새

꽁치 굽는 냄새

오뎅 국물 퍼 주는 아주머니 그림자

포장에 비친 손님들 그림자

기다란 포장마차 나무 의자도 기억나네요.

 

이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지도

케이크 초에 불을 붙이지도 않지만

모두의 마음에 따뜻함이 가득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 오늘의 유튜브 : Chet Baker - Silent Nights - A Christmas Jazz Album ( Full Album )

 

이미지 출처 : Pixabay


Chet Baker - Silent Nights - A Christmas Jazz Album ( Full Alb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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